Contemporary Heritage

식민지 시대 유산의 현대적 해석

SINGAPORE is…
싱가포르는 여러모로 영리한 나라다.
다양한 인종의 문화적 융합을 통해 그들만의 독보적 문화로 만든 것처럼
식민지 시대의 유산과 영향력마저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싱가포르만의 근사한 자랑거리로 만들었다.
콜로니얼 레거시로 보존한 건축과 문화에 현대적 해석과 디자인을 결합해 상업 시설을 뛰어넘어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경험하는 공간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Raffles
Singapore
since 1887

도심 속 우아한 오아시스

137년의 역사를 지켜온 호텔이다. 이름부터 호기롭고 창대하다. 싱가포르를 건국하고 현대 싱가포르의 초석을 다진 토머스 스탬퍼드 래플스 경의 이름을 따 지었다. 이 호텔을 방문한 작가들은 이곳을 창작 활동의 중요한 장소로 여기거나 이곳에서 영감을 받아 싱가포르와 호텔에 관한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호텔 내에도 이 호텔을 찾아오는 명사들만큼 유명한 존재가 있다. 호텔의 앰배서더이자 아이콘인 도어맨이다. 호텔 입구를 지키며 고객을 가장 먼저 만나는 도어맨은 시크교도 복장을 바탕으로 한 군복 스타일의 독특한 제복을 입고 있다. 머리에는 하얀색의 시크교도 터번을 둘러 신앙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고 도어맨의 권위와 전문성을 강조했다. 그랜드 로비는 높고 웅장한 천장과 고풍스럽게 찬란한 크리스털 샹들리에로 유명하다. 네오클래식 양식을 반영한 로비의 기둥과 아치형 구조와 대리석 바닥의 조화도 절묘하다. 마지막으로 그랜드 로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그랜드 파더 클록’이라 불리는 시계로, 래플스 호텔 싱가포르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객실 발코니에서 바라본 중정 풍경은 시간을 거슬러 지난 세기의 공간에 머무는 착각을 일으킨다.
무성한 자작나무와 단풍나무가 만든 그늘에서 나른하고 한가로이 여유를 누릴 수 있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현대적 스타일이 조화를 이룬 목욕탕. 세라믹 모자이크 타일이 욕실에 우아한 분위기를 더한다.
영화 <로마의 휴일>이 연상되는 분수 테라스에서의 아침 식사.
이 호텔이 ‘도심 속 오아시스’라고 불리는 이유는 호텔 중앙에 위치한 코트야드와 열대식물이 빽빽이 자라는 트로피컬 가든 때문이다. 전통적인 식민지 시대 스타일로 꾸민 호텔의 베란다와 테라스에서 마주하는 안뜰과 정원은 힐링과 안식을 주는 공간이다. 호텔 부지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울창한 열대 정원이 도시의 분주함과 대비되는 차분함을 선사한다. 베란다 너머로 새소리와 야자수 잎사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호텔의 자연스러운 일부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야말로 도심 속의 진정한 오아시스다. 래플스 호텔 싱가포르는 존재 자체가 문화유산이다. 1987년, 싱가포르 정부에서 국가 기념물(national monument)로 지정했을 정도로 완벽하게 보존된 클래식한 콜로니얼 건축은 2019년 리노베이션 이후에는 유서 깊은 건물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역사적 가치에 현대적인 편의 시설까지 더하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래플스 호텔 싱가포르만의 특별한 분위기와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품격 있는 우아함과 고풍스러운 매력을 한층 더한 것이다.

Capella
Singapore
since 1880

센토사 섬의 지상낙원

오늘날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관광지, 센토사는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개발되기 전에는 ‘죽음의 섬’이라 불린 버려진 섬으로 해적의 도피처로 사용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영국군의 요새로 적극 활용되었다. 1972년 대대적인 개발을 시작하면서 말레이어로 ‘평화와 안식’을 의미하는 센토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센토사섬에 위치하는 카펠라 싱가포르는 섬의 과거를 아름답게 보존하고 있다. 약 12만1400m2 규모의 고요하고 푸르른 자연으로 둘러싸인 이곳을 방문하면 그 지역의 터줏대감을 만날 수 있다. 화려한 외모로 잘 알려진 인도공작새는 카펠라 싱가포르가 들어서기 전부터 센토사섬에서 살고 있었으며 카펠라 싱가포르 곳곳에서 소리 없이 출몰한다. 이들은 카펠라 싱가포르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상생한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피암마(Fiamma)’에서 아침 식사를 하다가 만날 수도 있고, 이탈리아 요리를 즐기는 런치타임에도 슬며시 다가온다.
카펠라 싱가포르의 열대 정원은 밤이 되면 수십 마리의 공작새가 우람한 앙사나 나무를 둘러싼 채 자고 있는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공작새와 함께 호텔을 상징하는 것은 타나 메라(Tanah Merah, 붉은 땅이라는 뜻으로 흔히 붉은색 토양이 있는 지역을 지칭하는 말레이어)와 영국 군인들의 관저였던 1880년대 콜로니얼 시대의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반영한 카펠라 싱가포르의 외관이다. 강한 비와 태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한 붉은 기와지붕, 자연 환기와 그늘을 제공하는 넓은 베란다, 그리고 건물 전면에 배열된 고풍스러운 기둥이 대표적이다. 카펠라 싱가포르는 타나 메라의 건축적 가치를 최대한 지키고 보존한 복원 작업을 통해 센토사섬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문화를 이해하고 경험하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수백 년간 이 땅을 지킨 앙사나 나무는
공작새와 함께 카펠라 싱가포르 열대 정원의
주인이자 센토사섬의 흥망성쇠를
기억하는 역사의 산증인이다.
커플로 즐기기도 그만이고 싱글이라도 좋다.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로 힐링을 선사하는 카펠라 싱가포르의 자랑, 스파 공간이다.
카펠라 싱가포르의
특별한 큐레이션 &
스파 오리가(Auriga)
카펠라 싱가포르에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있다. 싱가포르 역사와 문화를 보다 생생하게 체험하는 프로그램들이다. 그중 ‘습식 시장에서 아침’이란 프로그램은 독특한 감각적 체험을 제공한다. 습식 시장이란 해산물을 싱싱하게 보존하기 위한 얼음이 녹아 흥건하게 젖은 시장 거리를 일컫는 것으로 흔히 두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해산물, 육류를 판매하는 ‘습식’ 구역과 향신료, 쌀, 건면, 건어물, 콩 같은 상품을 파는 노점이 있는 ‘건조’ 구역이다. 습식 시장은 그야말로 다양한 문화와 정체성의 용광로로 영어부터 호키엔어, 만다린어, 말레이어, 타밀어까지 다양한 언어와 방언으로 웅얼거리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습식 시장 체험은 카펠라 싱가포르의 전문 세프와 동행하며 직접 구매한 현지 재료로 만든 맛있는 3코스 점심 식사로 마무리된다. 수많은 싱가포르인에게 향수의 대상이자 영국 군인들도 즐겨 했던 마작 체험도 준비되어 있으니 시간이 되면 경험해보자. 싱가포르 호텔 중 최초로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에서 5성급 등급을 받은 스파인 오리가에서 나만을 위한 호사를 누려보는 것 또한 추천한다.

The Capitol
Kempinski Hotel Singapore
Stamford house est 1904

스탬퍼드의 문화적 랜드마크

더 캐피톨 켐핀스키 싱가포르는 스탬퍼드 거리(Stamford Road)에 위치하며 그 거리의 문화적 랜드마크다.싱가포르 중심부에 위치한 주요 도로 중 하나인 스탬퍼드 로드의 도로명은 익숙한 그 이름, 싱가포르를 건국한 스탬퍼드 래플스에서 빌려온 것이다. 호텔의 전신은 1904년 싱가포르 최초의 백화점으로 시작해 1933년 호텔로 리모델링한 스탬퍼드 하우스였다. 콜로니얼 시대의 건축물이자 신고전주의 양식을 반영한 이 스타일은 그리스와 로마 건축에서 영감을 받아 기둥, 대칭성, 장식적 프리즈 같은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스탬퍼드 하우스의 외관과 내부 장식에서 이러한 요소를 찾아볼 수 있으며 그 시절 이 거리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장소였다. 당시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극장 중 하나인 캐피톨 시어터가 스탬퍼드 하우스와 마주하고 있었고, 대형 스크린과 1600석 규모의 좌석을 갖춘 캐피톨 시어터에서는 다양한 영화 상영과 공연이 이어지며 엔터테인먼트 최고의 시절을 향유했다.
브라운 우드 톤의 인테리어가 공간에 부드럽고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스테인드글라스 천장과 복잡한 필리그리 기법을 결합해 화려한 느낌을 주는 바 전경.
레이디 인 레드와 어울리는 클래식한 빈티지 카트. 호텔 입구에 전시되어 있다.
극장의 외관과 내부 장식에서 나타나는 직선, 원, 삼각형과 같은 기하학적 모양과 건축물의 전면과 장식에서 보이는 대칭적 패턴과 화려한 장식이 1920~1930년대에 걸쳐 유행한 아르데코 양식임을 알 수 있다. 화려한 번성기를 뒤로하고 이 건축물이 가진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캐피톨 시어터는 1983년 문화유산 건축 보존물로 지정되었으며, 현재는 호텔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다. 호텔을 방문한다면 로컬 헤리티지 전문 큐레이터와 함께 스탬퍼드 하우스의 헤리티지 투어를 경험하는 것을 추천한다. 호텔에서 10분 내외에 위치한 세인트 앤드류 대성당(saint Andrew’s Cathedral)과 차임스(chijmes)도 꼭 방문해야 한다. 높은 첨탑과 고딕 양식 아치가 돋보이는 이 성당은 화려한 색채의 스테인드글라스와 넓은 잔디밭이 인상적이다. 고딕 리바이벌 양식이 반영된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건물 중 하나다. 종교적·교육적으로 사용한 19세기 건축물인 차임스는 문화적이고 상업적인 공간으로 변모해 많은 이에게 사랑받고 있다.
켐핀스키 호텔의 상징, 레이디 인 레드
스탬퍼드 로드의 명물은 켐핀스키 빌딩만이 아니다. 더 캐피톨 켐핀스키 싱가포르의 아이코닉한 컨시어지팀이자, 브랜드 앰배서더인 ‘레이디 인 레드’가 있다. 강렬한 레드 드레스를 입은 레이디 인 레드는 우아한 콜로니얼 아르데코 양식의 화이트 빌딩이나 흰색 아케이드와 컬러풀한 대조를 보여 매우 인상적이다. 이 레이디 인 레드는 2009년부터 켐핀스키 호텔이 선보인 호스피탈리티로 고객에게 극진한 환대와 최상의 서비스를 상징한다. 세계 각국의 켐핀스키 호텔을 가면 항상 이 레이디 인 레드를 만날 수 있지만 흥미로운 점이 있다. 통일된 디자인의 레드 드레스를 강요하지 않고 각국의 문화를 반영한 디자인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레드 구두만큼은 살바토레 페라가모를 매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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